넓은 바다/동방의 금수강산

[여수] 내일로 I - 만 스물 셋의 첫 전국일주, 2011년 8월 (15)



진남관에서 나와서 바닷가의 이순신광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사진찍기 위해 제일은행 여수지점에 들렀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형태가 그대로 보존된 역사성 높은 건물. 원래 조선식산은행이었던 것이 은행의 변천사를 타고 SC제일은행에까지 이르렀던 것. 내가 갔던 이 때까진 제일은행이 영업하고 있었지만 2017년 3월에 폐업했고 건물만 남아있는 문화재로 알고 있다.


중앙동로터리를 건너 이순신광장으로.


얼핏봐도 거북선을 모티브로 한 것 같은 전망스탠드.


바다를 향해 표효하는(?) 거북선. 지금은 이 때보다 더 큰 거북선을 갖다놓은 것 같다.


돌산대교.


거북선 맞네.



중앙동 시내와 종고산.


월호동에 있는 찜질방에 가서 묵을 계획이어서 바닷가 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홍어인가? 이렇게 생선 말리는걸 보면 역시 내가 어촌에 오긴 왔구나 싶다.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거북선.


내가 걸어가면서 점점 가까워지는 돌산대교,


그리고 멀리 보이는 거북선대교.


여수구항 일대.


돌산대교 앞에서 바라본 중앙동 시내.


팔각정.


돌산대교. 여기 야경이 멋있다는 얘기는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밥 먹은지 너무 오래라 배도 고프고 새벽에 전주에서 콩나물국밥 먹고 낮에 곡성에서 쫀드기 먹은게 전부였다. 혼자 낯선 동네의 밤을 즐길만큼 여행의 맛을 알지도 못했다. 아니, 그 맛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그래서 그냥 빨리 저녁 먹고 찜질방 들어가서 쉬고자 했다. 그리고 여수 밤바다 노래는 아직 나오기 전이었다.


혼밥 따위가 왜 이슈가 되는지 여전히 이해를 못할 정도로 이미 어린 시절부터 혼자 잘 먹고 다닌 나였다. 혼자서 밥 못 먹는건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생각한다. 대체 혼자 밥먹는게 뭐가 이상하고 어색한가?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혼자 밥 먹는데 있어서 마주치는 큰 걸림돌이 하나 있는데 바로 한정식이다. 1인 손님은 안 받는 한정식당이 많아서 먹고 싶어도 먹을 수가 없더라. 한정식의 성지, 여수도 마찬가지. 아직 스마트폰도 없던 2011년, 있기는 있었다. 내가 아직 없었지. 어떻게 다른 나홀로 여행자 찾아가지고 파티를 짤 수도 없고. 그래서, 생전 처음 간 여수에서 내가 먹은 저녁은... 롯데리아였다. 무려 여수까지 가서 고작 롯데마트에 있는 롯데리아 햄버거 사먹고서는 찜질방에 기어들어가서 씻고 잤다.


그런데, 그게 겨우 7시였다. 때는 8월 초, 아직 해가 질 기미도 안 보이는데, 여행 좀 해보겠다고 처음으로 가방메고 길을 나선 스물 네살의 나는 야경이고 뭐고 그저 안전한(?) 곳에서 쉬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일찌감치 찜질방에 누워서 안 오는 잠을 억지로 청했다. 아직 여수 밤바다 노래가 나오기 전이어서 그랬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찜질방을 떠나 발걸음을 재촉했다.


여수역 도착. 다음 목적지는 순천이다. 익산행이든 용산행이든 어떤 열차를 타든지 순천에는 무조건 들르게 되니 아무거나 타도 된다.


그렇게 가장 빨리 출발하는 새마을호에 몸을 실었다. 여수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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