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바다/동방의 금수강산

[전주] 내일로 I - 만 스물 셋의 첫 전국일주, 2011년 8월 (11)


전주향교에서 전주천변으로 나왔다.


여름인데 물이 별로 많지 않아 보였다.



남천교.


강암서예관. 무슨 종교시설인가 싶어 살짝 긴장했었다.


오랫 동안 얼마나 많은 인생들이 이 부동산을 통해 인생의 터전을 구했을까. 한옥마을이 관광지로 더욱 개발되면서 곧 없어질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드는 점포라 묘한 기분이었다. '그래, 이게 인생이야...'라고 말하는 듯했던 상호명.


한약방과 작명원을 겸업한다는게 신선하지만 또 가만 생각해보면 또 안될 일은 아닌 것 같다.


큰 길 건너편 남부시장을 찾아왔다.


여기 순대가 또 진미라고 해서 남부시장에 찾아온 것이었다. 전주를 포함한 전북, 충남 일부에서는 피순대가 흔하다는데 여기 전주 남부시장에서 피순대로 유명한 집이 바로 이 조점례 남문피순대.


피순대는 선지가 많이 들어가 진하고 고소한 풍미가 있다. 맛있었다. 점심에 먹은 칼국수나 전 날 군산에서 먹은 짬뽕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아쉽지만 맛집 사진 찍을 때 이 각도 저 각도 다양하게 찍을 생각을 안했던 시절이라 피순대 생긴 모습을 찍은게 없다. 시커먼게 브라우니 같다.


남부시장에서 다시 한옥마을 쪽으로 나오면 풍남문이 있다. 옛 전주성의 성곽 중에 유일하게 남은 부분이다.



슬슬 오늘 하루도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아직 저녁 6시 45분인데?


다음날 일찍, 새벽 5시 반에 길을 나섰다.


여기에서 묵었는데 전날 묵은 군산 찜질방보다 훨씬 나았다.


일찍부터 또 먼 길 떠나는데 아침이라도 든든하게 먹고자 콩나물국밥 맛집을 찾아가본다.


전주객사 주변에 있다고 객사길이란다. 여기서 객사하라는 뜻이 절대 아니다.


풍패지관이라는 현판이 걸린 전주객사. 객사는 조정에서 온 관리나 외국 사신이 묵는 국립 숙소다.


풍남문, 풍락헌, 풍패지관... 전주의 조선시대 주요 시설물에 '풍'자가 붙은 것은 이곳이 왕의 고향이라고 전한 고조 유방의 고향 '풍패'의 글자를 따와서 그렇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옛 전주성의 서문 이름은 패서문이었다.


주변은 패션의 거리라 할 만 했다. 너무 새벽 일찍 와서 황량해보일 뿐이지.


소주가? 대개 이런 문이 있으면 차이나타운이 있다는 표시이던데. 나중에 알아보니 이 주변이 화교들이 모여살아 온 동네라 나름 차이나타운이고, 전주와 자매결연을 맺은 중국 쑤저우(소주)에서 기증한 패루(문)라고 한다.


현대옥도 유명한데 내가 지금 찾아가는 집은 이 집이 아니다.


하루에 삼백 그릇만 팔았다고 해서 삼백집. 이 집이 또 독보적인 집이라고 알고 찾아왔다. 전설(?)에 의하면 옛 주인 할머니는 직접 찾아온 박정희 대통령한테도 욕을 했다고 하는데...ㄷㄷㄷ 아무튼 하루 삼백 그릇만 팔고 문 닫는건 옛날 얘기고 자녀분들이 물려받은 지금은 24시간 운영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새벽 일찍 여기까지 찾아온거다. 몇 년이 지난 지금은 프랜차이즈화 해서 서울에서도 군데군데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좀 아쉽다. 전주에 가서 이 집을 찾아가야 될 당위가 없어져 버렸으니.


수란을 먼저 주셔서 먹어버린 후에 찍은 사진...^^;


내가 또 콩나물을 안 좋아하는 편인데 꽤 맛있게 먹었다. 어린 학생이 혼자서 전국일주 여행도 다 하고 기특하다며 밥값도 깎아주셨다.


덕분에 잘 먹고 또 떠납니다!


알고 이 쪽으로 온게 아니었는데 여기가 또 전주국제영화제 거리였다.


국내외 영화계 거장들의 얼굴.


아무래도 전주 최고의 번화가인 듯 했다. 큰 길로 빠져나가 전주역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지방에 가면 버스노선을 찾아보는 일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실제로 이 석달 전 통영에서 개고생했다.) 전주의 버스정류장은 이 때 이미 서울처럼 잘 되어 있어 좋았다. 이 정도면 전주에서 살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겠구나 싶어서 맘에 들었다.


가카존...?


전주역 도착.


아름답고 위엄차다.



여수행 열차를 기다린다.


전철인가 싶어서 순간 깜짝 놀랐다. 별도 기관차가 없는 RDC 동차를 생전 처음 봤다.


이게 내가 타고 내려갈 열차. 위 RDC와 같은 무궁화호인데 첫 인상이 많이 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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