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바다/동방의 금수강산

[군산] 내일로 I - 만 스물 셋의 첫 전국일주, 2011년 8월 (5)

경화동까지 잘 가놓고 철길마을을 찾지를 못했다. 관광지도에서는 작은 골목 골목을 정확하게 분별할 수 있을 정도로 표기가 안되어있다보니... 눈 앞에 이마트가 보이길래 일단 들어갔다. 어떻게 저녁을 먹을까 했는데 먹을 만한게 맥도날드 뿐인것 같아서 햄버거로 저녁을 때웠다. 전라도까지 여행 와서 맥도날드라니, 조금 서글픈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는 카메라 SD카드를 새로 샀다. 당시 갖고 있던 번들 SD카드의 용량이 무려 512MB 였다. 이 날 종일 찍은 사진만으로도 꽉 차서 당황하고 있었다. 트랜센드 제품으로 8GB 짜리를 새로 샀는데 이 때만해도 가격이 후덜덜했다. 거의 6만원 정도? 요즘은 샌디스크 64GB 짜리 가지고 그냥 막 쓰고 있다.


철길마을은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숙소로 염두에 둔 찜질방을 향해 걸어가는데... 옆을 보니 오잉?? 내가 그렇게 한참을 찾다가 포기한 철길마을이었다.


기차가 이제는 완전히 지나다니지 않으니 주민들도 평상이나 화분 같은 것을 철길 위에 깔아놓고 편하게 지내고 있는 듯 했다.



카메라 세팅을 이렇게 저렇게 바꾸며 찍어봐서 사진마다 색감이 많이 다르다. 다 같은 시간에 찍은 컷들.



6년 후인 2017년에 다시 이곳을 찾았을 때는 점포가 빼곡히 들어차있었고 방문객 역시 끊이지 않았다. 처음 갔던 2011년도 이 시점만 하더라도 아직 아는 사람만 아는 사진 촬영 스팟 정도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관광지로 급격하게 개발된 것.


많이 피곤하기도 하고 이제 숙소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고속버스터미널, 시외버스터미널이 가까이에 있는 팔마광장오거리 근처의 찜질방. 잘 수 있는 공간도 넓고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통영에서의 그 바글바글한 지옥도와는 판이하게 달라서 다행이었다.


버스를 타고 구암동으로 향했다. 사실 경암동에서 멀지는 않고 이마트 바로 다음 블럭이다. 버스 타고 다니면 이렇게 편한걸 어제는 굳이 그렇게 걸어서... 여기는 많이 알려진 동네는 아닌데, 원래는 구암교회 건물이었던 군산 3.1운동기념관이 있다. 호남지역 기독교 선교의 기지 역할을 했던 초창기 교회이자, 한강 이남 지역 최초의 독립만세운동(1919년 3월 5일)이었던 군산 만세운동의 중심거점이었던 역사적 장소이다. 즉 한국 기독교의 성지이자 일제강점기 독립투쟁의 성지인 곳. 하지만 내가 이렇게 일부러 찾아온 이 날은 또 하필 휴관일이었다.... 


지금의 구암교회는 맞은 편에 새로 지어 이전을 했다.



기념관 내부는 볼 수 없었지만 앞 뜰에 심어진 무궁화를 보면서 순국선열을 추모하고 3.1 운동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군산을 떠나기 전에 다시 경암동으로 되돌아 갔다.


전날 너무 늦어서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던 아쉬움이 발걸음을 다시 철길마을로 이끈 것이었다.


겨우 몇 년 전까지도 기차가 계속 다녔는데 그 동안 이 마을 주민들의 삶은 어땠을까.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군산역에 도착.


화물역으로서의 역할도 큰 것 같다.


이번 여행 두 번째 목적지인 전주로 가기 위해서는 익산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


군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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