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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 청두(사천성 성도), 2005년 1월 II


[중국] 쓰촨성 청두(사천성 성도), 2005년 1월 I



1월 21일 오전에 판다 연구기지를 다녀오고, 이틀에 걸쳐 청두국제학교(CDIS(Chengdu International School) / 成都国际学校)에서 열린 제 2회 ISC 체스대회를 마쳤다. 그리고 22일 오후에 우리는 바로 '진리(금리, 锦里 / 진리구지에(금리고가, 锦里古街))'로 향했다.


여담인데, 사실 나는 그 전년도의 제 1회 대회 때도 참가했으나,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았는지 지금 당시 청두에서 찍은 사진이 전혀 없다. 그 때는 CDIS 교장 선생님 댁에서 홈스테이를 했다. 어쩌면 그래서 사진을 더더욱 안 찍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족을 또 덧붙이자면, 지금 CDIS의 교장은 내가 칭다오 QMIS(현 ISQ)를 다니던 시절의 과학 선생님이자 10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이셨던 남아공 출신 선생님이 맡고 계시더라. 나랑 정말 친한 선생님이셨는데.




체스부 지도교사 선생님. 얼마 후에 초등부 교감선생님이 되셨는데 지금까지 근 10년 째 계속 맡고 계시더라.



'진리(금리, 锦里)'는 '비단 마을'이라는 뜻이다. 거기에 '옛 거리'를 덧붙여 '진리구지에(금리고가, 锦里古街)'라고도 한다. 다시 말해 "비단 마을 옛 거리." 예로부터 청두가 비단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그래서 청두에선 중앙아시아에서 넘어온 실크로드가 시안에서 다시 반대방향으로 꺾어 청두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최소 삼국시대(촉나라)-서진시대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오래된 상업지구인데, 사실 이 바로 옆이 촉나라의 재상이자 지금도 청두와 쓰촨 사람들의 최고 영웅인 제갈량의 사당, '무후사'이다. 그런데 제갈량의 주군인 황제 유비의 사당이 부속으로 딸려있다. 아무래도 무후사가 건립되고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바로 옆에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을까... 사실 넓게보아 진리도 무후사의 일부로 간주되기도 한다. 구글지도로 보면 어떤 느낌인지 알텐데,



이걸 보면 진리는 그저 무후사 내의 여러 갈래 길 중 하나의 골목일 뿐이다! 아니면 두 골목 그런데 그 와중에 스타벅스도 생겼다.

 


진리 입구 앞에서 단체 사진 한 방 찍어주는게 진리.




진리 거리의 안내도 되겠다. 이것이 진리.



거리의 형성 시기는 서기 3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건물이며 모든 분위기는 그와는 한참 동떨어진 근세 청나라 시절에 맞춰져있다. 게다가 사실 2004년을 전후로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한 것이라고 한다. 복원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뭣하다.




물엿? 그런 비슷한 걸로 그림을 그려서 멋진 엿을 만들어내는 장인. 먹기 아깝지만 보관할 데도 없고 그냥 빨리 먹는게 낫다.





기념품으로 살 만한 소품들이 많다. 흥정을 잘 하자.






쓰촨(사천)의 명물, 변검으로 유명한 천극(川劇) 공연장이다. 여기에서 하는 천극 공연은 이 때는 보지 못 했고, 몇 달 후에 수학여행으로 다시 와서 보게 된다. 중국의 전통 연극이라 하면 그게 곧 경극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경극은 베이징(북경) 지방의 연극일 뿐, 각 지역마다 이름도 다르고 특성도 차이가 있다. 순식간에 얼굴의 가면을 바꾸는 변검은 중국의 국가기밀이라고도 하는데 베이징 경극이 아니라 쓰촨 천극에서 볼 수 있는 퍼포먼스이다.



해맑은 사람들...



소고기 육포를 파는 집인데 상호명이 '장비 소고기'이다. 삼국지연의에서 장비가 돼지고기 장수로서 처음 등장하는 것에서 따온 것일거다. 이렇게 쓰촨 사람들만큼 촉나라, 그리고 삼국지에 애정을 가진 집착하는 사람들은 중국에 또 없다. 쓰촨성 5천년 역사 다 뒤져봐도 삼국시대 촉나라 말고 딱히 대단한게 또 없기 때문이다.



피자 많이 먹기 대회를 한다고 했는데 참가하지는 못했다.




진리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무후사 쪽으로 우물이 하나 보인다.



제갈량의 우물이라는 '제갈정'이다. 크으 제갈승상에 취한다.



촉한의 승상 제갈량의 지시로 판 이 우물 덕분에, 당시 가뭄이 들었던 성도의 백성들이 물을 마실 수 있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는 우물이다. 진짜 전설이고 역사적 근거는 별로 없다.





제갈승상이 발명한 석궁을 쏘게 하면서, 서양의 총보다 2천년 가까이 앞섰다는 것을 어필하고 있다. 비교할 걸 해라 좀.



그래도 촉나라의 수도였는데, 제갈량 한 사람만 숭상하지 않는다. 유비 관우 장비가 빠지면 섭하다.



서촉의 첫번째 거리라고 한다.




무후사 뒷 편 출입구와 매표소.



길거리 음식을 파는 거리.



제갈려. 제갈량의 오두막집... 삼고초려 할 때 그 려자 맞다. 그런데 출사 전 제갈량이 살았던 그 집은, 당연하지만 청두에 있을 리가 없다. 이것과 이름이 같은 유적이 허난성 난양(남양)에도 있다.




이게 뭐였는지 지금은 기억이 안나는데, 그 때도 뭔지 몰라서 일단 사먹고 보는 우리들. 그리고 후회를...



쉽게 생각해서 호떡.



중국식 어묵/고기 완자. 한국 사람 입맛에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인력거가 지나간다.



말린 두부를 구워 향신료를 바른 건두부 꼬치.



파인애플 속에 밥과 과일을 넣은 간식인데... 너무 달아서 별로였다.






우리 일행 중 막내였던 싱가포르인 꼬맹이... 평소에도 말 안 듣고 고집불통인 녀석이었는데, "우리 아빠가 그러는데, 삼국지는 그냥 다 뻥이래"라고 말해서 이 놈이랑 답 안 나오는 언쟁을 벌였다.








애들이 버르장머리 없게...



진리 밖 길거리에 보이는 인력거는 진리 안을 돌아다니는 인력거와 또 다르다. 이건 번호판 붙이고 다니는 일종의 택시.



중국의 건축은 대개 대문 정면에서 대문 안이 바로 보이지 않도록 가려주는 벽이 있다. 이렇게 문 밖에 있든 아니면 안에 있든.



무후사 앞에 있는 '삼국성지'... 어디가서 꿀리지 않는 진성 삼국지 덕후로서 무후사 안에 꼭 가보고 싶었으나, 단체 여행이기 때문에 내 맘대로 그럴 수 없었다. 같이 체스대회에서 경쟁했던 션양국제학교(SYIS) 친구들은 내 또래 남자 아이들이 많아서 그들의 집단 의지로 이곳을 순례했다고 들어서 더더욱 아쉬웠다. 나는 결국 몇 달 후 다시 청두를 찾았을 때 이 소원을 풀게된다.



'촉나라', '촉한'이라고 보통 부르는 삼국지의 그 나라는 사실 정식 국호가 '한나라'였다. 그 앞에 뜬금없이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관용차가 서 있다.



제갈 승상의 사당답게 '제갈'이라 쓴 깃발도 걸려있다. 그런데 여기엔 제갈 승상의 군주인 황제 유비의 릉도 있는데?



촉한 소열제 유비의 묘인 '한소열묘' 입구. 들어가보지 못하고... 이렇게 나의 두번째 청두 기행이 끝났다.



다음날 아침 청두 공항으로 가는 길. 아침거리를 사러 줄을 선 중국인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중국인들은 아침밥을 대부분 이렇게 밖에 나와 사서 해결한다.



청두 슈앙리우 국제공항의 내부 모습. 이제 진짜 안녕~


[중국] 쓰촨성 청두(사천성 성도), 2005년 1월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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