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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 청두(사천성 성도), 2005년 1월 I


나는 쓰촨성 청두(사천성 성도)에 총 세번 가보았다. 2004년 1월, 2005년 1월, 그리고 2005년 4월. 2004년과 2005년 1월에 간 두 번은 앞서 쑤저우 여행기에서 짧게 언급했던 ISC의 체스 토너먼트 출전을 위해, (그렇다. 나는 농구부, 배구부, 체스부에서 모두 활동했다.) 그리고 마지막은 매해 봄마다 가는 수학여행(spring trip)이었다. 아무래도 원정경기 출전을 위한 여행은 관광이 주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기행문을 쓸 거리가 아주 많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둘러본 것사진 찍은 것이 아주 없지는 않기에 다행히 이렇게나마 여행기를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사천성의 성도(省都)인 성도(成都)의 가장 중요한 볼거리는 크게 두가지라고 할 수 있다. 판다 보호구역인 '청두 판다 번식 연구 기지(成都大熊猫繁育研究基地)', 그리고 삼국시대 촉나라의 승상인 제갈량의 사당 '무후사'와 그 일대를 꼽을 수 있다.

 

 

체스팀 지도 선생님과 체스팀원들이 판다 기지로 들어서고 있다.


 

중국어로는 '따쑝마오(大熊猫)' 큰 곰 고양이 라고 하는 자이언트 판다들이 대나무를 폭풍흡입하고 있다.




 

사실 판다들은 하는 일이 정말 먹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아, 하나 더 있다.


 

당연하지만, 싸기도 한다. 크고 아름답다.


 

싸고 또 먹는다.


 

싼걸 보고나니 얼룩진 저 엉덩이가 곱게 보이지 않는다.


 

또 싼다...



 

판다는 대나무가 있어야 살 수 있다. 하지만 미칠 듯이 게을러 터졌기 때문에, 주변에 대나무가 씨가 말랐다고 그대로 떼로 굶어죽은 사례도 있었다 한다. 당장 몇 킬로미터만 이동하면 또 다른 대나무 숲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움직이기를 끔찍이도 싫어하는 판다지만, 이렇게 높은 곳에 기어 올라가기도 한다. 그렇게 기껏 올라가서 낮잠을 잔다.




 

판다의 삶을 보고 있자니 정말 먹는 것 말고 딱히 볼게 없다. 근데 그것만으로도 재미있긴 하다. 먹방



 

아... 뭔가 안 보는게 좋을 것만 같은 곳이 보이는 것 같다.


 

단체사진. 초등부 저학년 대표부터 고등부 대표까지 각 연령대 별 시합에 맞추어 선발된 우리 학교 체스 대표팀.



 

화장실... 인 것 같다...



 

숨어있는건가?


 

어디서든 먹는다.


 

같이 장난치는 것 같이 보이지만, 한 놈은 먹는 것고 장난치고 있고 다른 놈은 그걸 구경하고 있다. 먹방

 



 

여전히 먹는거 갖고 장난치는 판다.


 

뭔가 자꾸 신경 쓰이는 것 같지만 신경 쓰지 말자.




 

'야생동물은 식품이 아니다.' 세상에 다리 달린 것, 날개 달린 것은 뭐든지 다 먹는다는 중국인들만 겨냥한 얘기는 아닐 것이다.


 

워낙에 희귀종이고 번식 자체가 어려운 동물이기 때문에 이렇게 태어난 새끼는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사람 손으로 보살펴지고 길러진다. 어렵게 낳아도 대부분이 미숙아로 태어나서 더더욱 어쩔 수가 없다. 갈 수록 태산이다. 너무 작고 앙증맞아 바로 앞에서 보는데도 마치 인형 같다.


 

 

죽은거 아니다. 어느 정도 크면 이렇게 우리로 넘어가는 것 같은데...


 

판다 기지에는 자이언트 판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이 레서 판다(레드 판다, 너구리 판다)도 있다!



 

레서 판다는 귀여운 걸로 이미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동물이다. [저쪽가서 혼자 놀아 새키야] 짤방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내가 다녀왔을 때만해도 너무 안 알려져있어서, 이 사진들을 보여줘도 사람들이 다 그냥 너구리 아니냐고만 했지 너구리와는 상관없는 또 다른 동물이라고 해도 도무지 안 믿어주더라. 무식하기 그지없다. 이제는 '쿵푸 팬더' 시리즈 덕분에 많이 알려진 것 같다. 그래도 '시푸'가 너구리인 줄 아는 사람이 많던데?


 

예전에는 자이언트 판다와 같은 종류라고 여겨졌고, 심지어 원래 '판다'라는 이름 자체의 원래 주인도 이 친구들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이 친구들 때문에 덩달아 판다라고 이름 붙여진 자이언트 판다가 이 오리지널 판다보다 훨씬 더 유명한 판다가 되어 버렸다. '판다'하면 자이언트 판다를 이르는 말이 되었으니. 최근에는 자이언트 판다와 레서 판다는 별로 관계없는 다른 종류라고 밝혀졌다. 물론 너구리와도 전혀 관계 없다. 레서 판다는 레서판다과 레서판다속 레서판다종. 참고로 판다는 곰과 판다속 대왕판다종이다. 어쨌든 두 판다 간의 확실한 공통점 하나는 둘 다 대나무를 주식으로 한다는 것.



 

사람을 두려워하거나 꺼리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가까이 와서 재롱을 부리거나 폼을 잡아보기도 한다.








 

심쿵... 이런다고 먹을 걸 던져주면 안된다.




 

 

확실한건, 레서 판다가 자이언트 판다보다는 훨씬 활달하고 부지런하다는 점이다.



 

내가 살던 칭다오에서는 볼 수 없는 열대 나무들도 볼 수 있었다.




 

청두 판다기지를 떠나면서 조형물 앞에서 한 컷.


[중국] 쓰촨성 청두(사천성 성도), 2005년 1월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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